비 오는 날 압구정 새벽길은 진짜 별미다
새벽포차35이웃3
비 오니까 압구정 돌아다니는 분위기가 확 달라지더라. 평소엔 확실히 늦은 시간까지 붐비는 동네인데, 오늘은 우산들고 빠르게 집 가는 사람들만 좀 보이고 골목골목이 비에 젖어서 조용했어. 출근길엔 비 오는 소리랑 가로수 잎에 맺힌 물방울 때문에 멍하게 한참을 걷게 됐고, 이상하게 기분도 차분해지더라. 평소보다 발걸음이 좀 더 느려지고, 택시도 잘 안 잡혀서 남은 우산 덜렁거리면서 쫄래쫄래 걸었지.
비 때문에 신발도 젖을까봐 괜히 더 신경 쓰이고, 일 끝내고 나오는 길엔 구두 안쪽까지 축축해서 살짝 찝찝했는데도 그 막 쓸쓸한 느낌이 나쁘진 않았어. 오히려 퇴근길에선 명확히 피곤해지긴 했지만, 비 내릴 때만 보이는 탁 트인 강가 풍경에 혼자 기분도 좀 정리되고. 새벽에 나처럼 일하는 사람들 눈으로 보면, 오늘같이 이슬비 내리는 압구정은 평소랑 완전 다른 동네 같아서 조용한 맛이 있더라. 출퇴근 하나에도 이런 날은 센치해지는 거 나뿐만은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