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지난 밤, 익숙한 길의 낯선 느낌
다들 폭우 지나간 밤 출근길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어제는 장마가 한풀 꺾이고 간만에 빗줄기 없는 밤이었는데, 평소에 익숙하던 골목이 물빠진 탓에 조금 다르게 느껴졌어요. 인도에 남은 빗물 자국이나 바람에 떨어진 나뭇가지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한 걸음씩 더 살피게 되더라고요. 밤공기가 더 차가워졌는지, 아니면 비에 젖은 골목 때문인지 몸이 쉽게 굳고 긴장이 풀리지 않아서 평소보다 아주 약간 더 천천히 걸었던 것 같아요.
손님 분위기도 왠지 조금 수그러들었달까, 다들 바깥 분위기에 영향 받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익숙한 얼굴들도 조용히 들어왔다가 금방 나가는 경우가 더 많았고, 나도 모르게 의자 근처 바닥을 여러 번 닦으며 신경이 쓰였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한마디씩 더 건네며 작은 변화들을 나누면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아요. 큰 사건은 없었지만, 매년 장마를 겪는 입장에서 다시 한 번 밤거리의 기운에 적응하는 시간이구나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