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일하다 보면 드는 생각들
다들 익명으로 일하다 보면 묘한 거리감 느낄 때 있지? 여름 막바지라 그런지, 출근하는 멤버도 조금씩 바뀌고 새로운 얼굴도 많이 오더라. 난 최근에 또다른 업장으로 이동했는데, 예전부터 실명이나 연락처 제대로 공개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더 그런지, 언제든 '여기까지인가?' 싶어지는 순간들이 자주 와.
사실 처음 일 시작할 때는 익명으로 지내는 게 오히려 덜 불편하고, 프라이버시도 지켜지는 것 같아서 좋았어. 마치 두 개의 삶을 따로 관리하는 기분? 그런데 익명으로 오래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서로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대화도 일 얘기로만 도는 느낌이 조금 허전하게 남더라고. 나만 이렇게 느끼는가 싶었는데 주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 은근하게 나오는 것 보면 다들 나름대로 선 그으며 지내는 게 익숙해진 것 같아.
문득문득, "이런 식이면 언제든 연락 두절될 수 있겠구나" 싶어지면 불안해질 때도 있고, 누가 갑자기 사라지면 다신 못 볼 수도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져. 친해지고 싶은 사람 있어도 막상 더 다가가자니 서로 선을 넘을까봐 머뭇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우리 업계의 익명성이 장점이자 한계라는 생각이 들어.
또, 신변 보호 차원에서 실명이나 번호 노출 없이 일하는 게 당연한 환경이라서 고민을 그냥 안고 사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아. 익명 덕에 심적으로는 안전하지만, 어느 틈엔가 아쉬움이 스며드는 그런 밤들. 다들 이런 감정 어떻게 풀고 있는지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