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첫차 기다릴 때, 새벽 공기 속에서 느낀 것들
다들 야근 마치고 새벽에 대중교통 첫차 기다릴 때,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저는 수원에서 일이 끝날 때가 종종 있는데, 가을이 시작되는 요즘 같은 밤은 첫차 기다리는 시간이 예전에 비해 훨씬 길게 느껴져요. 한여름이었던 때보다 공기가 확실히 다르거든요.
사실 대기 시간 자체는 기사에서 나오는 표준 첫차 시간만 따지면 별로 와닿지 않아요. 막상 현장에서는 조금씩 달라지고, 실제 도착 시간에 맞추기도 힘들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엔 첫차 시간이 가까워 올수록 주변에 모여드는 동료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게 느껴지곤 해요. 각자 피곤한 얼굴로 스마트폰만 보고 있거나, 가끔은 서로 “수고했다” 한 마디 주고받고요. 보통 조용하고 서로 눈도 잘 안 마주치는데, 이상하게 그 정적이 오히려 위로가 될 때도 있어요.
안전 관련해서는 새벽이라도 이용객이 꾸준한 편이라 크게 불안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물론 바랄 걸 바랄 수는 없으니까, 역 입구 근처에 자리를 잡거나 가급적 눈에 잘 띄는 곳에서 머무는 게 마음이 좀 더 편하더라고요. 물론 사람 없는 구석이나 외진 데는 피하는 편이고요. 간단한 방한용품은 꼭 챙기게 되고, 얇은 담요나 무릎담요가 생각보다 진짜 쓸모 있었습니다.
편의시설은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역 근처 24시간 편의점에 잠깐 들러 따뜻한 음료나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서 시간을 때우기도 해요. 잠깐 앉아있을 자리가 있으면 그 자체가 은근히 힘이 되더라고요. 근처에 연중무휴 분식집 같은 곳이 있다면 더욱더 마음이 든든해지고요.
쌓인 피로 때문에 첫차 오기 20분 전까지라도 눈을 붙이려 해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들 합니다. 오히려 귀에 음악을 살짝 틀고, 오늘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거나 가벼운 메모 정도 해보는 게 심신에 약간 도움이 되었습니다. 급하게 집에 가기보다는, 이 시간만큼은 잠깐이라도 나를 위해 멈춰보는 게 어떨까 싶어요. 그게 다시 밤을 버틸 힘이 되기도 하니까요.
가을 공기가 더 선선해진 요즘, 누군가와 다정하게 한마디 나누기엔 조용한 시간이지만, 같은 패턴으로 첫차를 기다리는 분들이라면 혼자만 느끼는 외로움은 아니라는 것도 전하고 싶어요.